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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인배우 한기웅 기억해야 할 이유(인터뷰)

[뉴스엔 글 정진영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단 한 작품으로 얼굴을 알렸다. 국내에 유일무이한 쌍둥이 배우 한기원 한기웅 얘기다. 이들은 지난 8월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 중 '형이 자신보다 더 재미있고 장난기 있다'고 말하는 수줍은 동생 한기웅을 만났다.

"쌍둥이가 함께 배우를 한다는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제 생각에 저와 형은 이미지가 달라요. 연기만 잘 하면 문제될 건 없지 않을까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드라마가 가진 엄청난 파급력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 외에도 시청자가 단 1회 에피소드만에 한기웅을 기억하게 된 데는 그가 쌍둥이였다는 점도 한몫했다.

한기웅은 "역할 자체가 임팩트 있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또 우리나라에 쌍둥이 배우가 없다보니 그런 점도 인상깊게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순순히 이 점을 인정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역할이 좋았기 때문에', '쌍둥이였기 때문에'라고 답하는 겸손함은 오히려 인상깊었다.

쌍둥이라는 점은 한기원 한기웅 형제가 얼굴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확립해야 하는 연예계에서 쌍둥이 배우가 각자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데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기웅은 "생긴 게 문제가 아니라 갖고 있는 이미지가 비슷한게 문제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 스스로는 그런 것이 크게 단점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나 일상 생활에서 형과 함께 하며 의지되는 측면이 있다"며 "제 생각에 저희 둘은 이미지가 다르다. 형이 조금 더 순하게 생겼고 저는 날카롭다. 기본 베이스는 비슷하지만 형이 좀 더 장난기가 있고 저보다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 배우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음에도 시종일관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한기웅에게선 치밀하게 계산된 완급조절 그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강렬함과 유약함 사이를 이렇게 쉽게 넘나들 수 있는 신인배우가 또 있을까.

"광화문 근처에서 살았는데 학교를 왔다갔다 하면서 촬영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특히 드라마 '해피투게더'를 촬영하던 이병헌, 전지현 선배님을 봤을 때가 기억나요. 어린 마음에 '나도 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병헌과 전지현이 되고 싶었던 꼬마 한기웅은 커서 정말 배우가 됐다. 최근 종영한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2에서는 신인 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연기 활동을 시작하기까지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한기웅은 "혼자 영화보는 걸 좋아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보니 부모님은 처음에 반대하셨다. 성격상 배우라는 직업이 안 맞을 거라고 하시더라.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 준비를 하다가 막바지에 '아무래도 연기를 해야겠다' 싶어 부모님 몰래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고 털어놨다.

부모님 몰래 시작한 연극영화과 입시 준비에 가장 힘이 됐던 건 자신과 함께 이 길을 선택한 형 한기원이었다.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기웅은 "형과 있으면 편하다. 현장에서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그 상황을 즐기게된다. 다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건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똑같은 옷을 입는 걸 부끄러워하던 쌍둥이 형제는 같은 드라마로 나란히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한기웅은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형과 떨어져 쌍둥이가 아닌 배우 한기웅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앞으로 대중이 이들을 어떻게 볼지는 미지수다. 일단 한기웅은 노력해 볼 생각이다. 대중에게 배우 한기웅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부족했던 연기 공부를 더 하면서 올해는 마무리지으려고 해요. 마음의 준비 없이 일을 시작했던 것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부족했다는 것도 알게 됐거든요. 차분하게 배우면서 올해를 잘 매듭짓고 싶어요."

정진영 afreeca@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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